외국어를 유독 잘 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런 친구들은 보통 영어 뿐만 아니라 다른 언어를 배우는데도 능해서 종종 3개 국어, 4개 국어를 하기도 하더라구요. 뇌를 쓰는 구조가 저와는 다른 지 언어의 구조와 특징을 이해하는 능력이 남달랐어요.
다국어를 유창하게 하는 사람은 괜히 멋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저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마음과 달리 한국어 하나 제대로 하기에도 벅찬 게 현실이었죠.
그러다 프로덕트 헌트에서 VocAdapt라는 놀라운 프로덕트를 발견하고 '나도 이제 다국어 능력자가 될 수 있나!?' 하는 기대감에 설치를 해봤습니다.
VocAdapt는 크롬 확장 프로그램으로 AI를 이용해 외국어를 배우는데 도움을 주는 프로덕트예요. 이 프로덕트의 가장 큰 특징은 번역을 제공해주는 대신 배우고자 하는 언어만을 이용해 자연스러운 학습을 유도한다는 점이에요.
잘 모르겠는 단어를 발견했다면 드래그 후 V 키를 두 번 눌러보세요. 그럼 툴 바가 표시되는데, 툴 바의 가운데에 있는 'Explain selected' 버튼을 클릭하면 해당 언어로 단어에 대한 설명을 제공해줘요. 이 때 제공되는 설명은 최대한 쉬운 단어들과 예시를 곁들여 학습자의 이해를 돕는데 초점을 두고 있어요.
더 놀라운 기능은 각색(adaptation) 기능인데, 25단어 이상 선택했을 경우. 즉, 긴 문장을 선택했을 때 각색 기능을 통해 문장을 더 쉽게 변경할 수 있어요.
여러 문장을 선택한 뒤 다시 툴 바를 열고, 이번에는 'Adapt selected'를 선택합니다. 그럼 긴 문장은 여러 개의 짧은 문장으로, 어려운 단어는 쉬운 단어로 대체해서 문서의 내용을 수정해요.
detonated a car bomb는 put a car bomb로, The explosion killed two Americans and injured approximately 60 other people.는 The bomb killed two Americans. It hurt about 60 other people.로 변경되었습니다. 확실히 더 읽기 쉽죠?
사고를 겪은 미국인들에게는 심심한 애도를 표하며 VocAdapt의 가장 놀라운 기능으로 넘어가보죠. 바로 이 기능 때문에 VocAdapt를 소개하게 됐는데, VocAdapt는 유튜브 동영상에 나오는 음성도 각색이 가능합니다. 아무리 AI가 발전했다지만 이렇게까지 발전했을 줄 누가 알았겠어요.
유튜브 동영상 각색은 유료 기능이라 사전 각색이 완료된 영상을 통해 해당 기능을 체험해볼 수 있었어요.
위 영상이 사전 각색이 적용된 영상인데 VocAdapt가 없으면 비니 쓴 할아버지의 말을 알아듣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 영상 내에 경찰 같아 보이는 사람들도 무슨 말인지 몰라서 어리둥절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VocAdapt를 이용해 영상 각색을 하면?
위와 같이 알아듣기 어려웠던 부분에 대해 자막이 제공됩니다! 더 놀라운 건 음성까지 각색해서 알아들을 수 있게 바꿔준다는 거예요. 그래서 처음 영상을 볼 땐 '발음 또박또박하고 자막도 나오는데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니까요.
그래서 이제 저도 다국어 능력자가 되는 줄 알았지만 그건 아니었습니다. 아직은 좀 더 개선이 필요한 서비스더라구요.
다른 문장에서 테스트를 해보기 위해 VocAdapt를 적용해봤는데 문장 각색 기능이 간혹 잘못 동작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AI가 이전 각색 내용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인지 이전 각색에서 사용했던 특정 단어가 엉뚱한데서 나타나는 일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자면 Yemen 이라는 단어가 모든 문장의 끝에 붙는 식이었죠.
이 부분은 캡쳐를 못 남겼는데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부분이니 너그럽게 넘어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VocAdapt는 기능의 참신함이 돋보이기 때문에 앞으로가 기대되는 프로덕트였어요.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아주 훌륭한 외국어 학습 프로덕트가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훌륭한 외국어 학습 프로덕트보다 훌륭한 실시간 통번역 프로덕트가 더 유용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언젠간 다국어 능력자가 될 수 있길 바라며 VocAdapt의 발전을 조심스레 응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