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다이소에서 산 체중계가 있다. 나름 건강 관리의 일환으로 체중을 추적하고 변화에 따라 관리하기 위해 단 돈 5,000원을 주고 구매했다. 다이소 제품 치곤 비싸지만 인터넷에서 사는 보통의 체중계보단 싼 편이다. 뭐, 체중 측정 말고 다른 기능이 필요하진 않았으니까.
그랬는데 다이소 체중계에는 생각지도 못한 이상한 기능이 있었다. 바로 캐싱Caching이다. 캐싱은 자주 쓰는 데이터를 임시 저장소에 저장해두어 데이터 접근 속도를 향상 시키기 위해 사용되는 기법이다.
하루에 한 번 씩 989×216를 직접 계산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럼 매번 손으로 곱셈을 해가며 결과값을 도출하는 대신 한 번 계산한 뒤 결과를 다른 종이에 적어두는 것이 캐싱이다. 그럼 이 사람은 하루에 한 번 씩 종이만 확인하면 되는 것이다.
내용을 들어보면 이런 기능이 체중계에 왜 있을까 싶을텐데, 맞다. 체중계에는 캐싱 기능이 전혀 필요없다. 한 번 보여줬던 체중을 캐싱했다가 다시 보여주다니. 체중을 추적 관리하기 위한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없는 것이다.
싼 게 비지떡이라는 옛 말이 틀린게 없다.
요즘은 딸기철이라 딸기를 몇 번 사먹었다. 주로 하나로 마트에서 사는데 한 다라이(?)에 500g씩 담아서 판다. 하지만 같은 500g이라도 가격은 9,000원부터 13,000원까지 다양하다.
잘 살펴보면 싼 것들은 딸기 수가 많지만 알이 대체로 작고, 비싼 것들은 큼직하고 색도 좋지만 수가 적은 편이다. 싼 것과 비싼 것 둘 다 사먹어 봤는데 비싼 딸기가 확실히 당도도 높고 맛있었다.
내가 고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한 때 마트에서 고기를 자주 사먹기도 했다. 초창기에 주로 큰 폭으로 할인하는 고기들을 사먹곤 했는데 대형 마트에서 샀음에도 불구하고 할인하는 고기들은 상태가 안 좋았다.
신선하지 못해 냄새가 나기도 하고, 심지어 유통기한이 남았는데 상한 적이 있어서 환불도 했었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스팀, 구글 플레이 등을 보면 각종 무료 게임들이 있지만 무료 게임이 제공하는 퀄리티는 한계가 있다. 그나마 인게임 결제 등을 통해서 수익화를 할 수 있는 것들은 괜찮은 편이지만 확실히 유료 게임은 돈을 내고 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
이 처럼 싼 게 비지떡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또 '가성비'를 찾는 것은 인간의 본성인지, 나는 최근에 만 2천 원짜리 유기농 땅콩버터와 7천 원짜리 땅콩버터 중에 7천 원짜리를 고르고 말았다.
둘 다 땅콩만 100% 들어간 제품이었고 미국산 땅콩을 사용했는데 괜시리 맛이 좀 덜한가 싶기도 하고.
아마 만 2천 원짜리를 사먹을 일은 없을 것 같아서 차이는 평생 모르지 않을까. 아무리 맛있다고 해도 거의 2배 차인데 좀 맛 없는 거 먹고 말지.